Quantcast

[TV포커스] ‘쇼미더머니’ 아닌 ‘쇼미더뭐니?’…‘논란 of 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유혜지 기자)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네”

‘쇼미더머니’는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쇼미더머니’ 시즌4는 역대 시즌 중 가장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참가자들뿐만이 아니라 제작진의 자질까지 의심이 되고 있는 상황. ‘쇼미더머니’는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시즌3의 바비 경우에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이제 ‘등용문’이라는 의미는 참가자들의 지나친 욕심으로 인해 논란으로 변질되기 시작됐다.

그야말로 ‘위기’에 처한 ‘쇼미더머니4’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그럴 만도 한 게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의 도마 위에 이름을 올리는 ‘쇼미더머니4’는 바람 잘 날 없다. 사람들의 비난이 사그라지지 않는 이유에는 유독 ‘시즌 4’에는 여러 문제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거쳐온 시즌1, 시즌2, 시즌3에서는 이 정도까지의 논란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쇼미더머니4’ / Mnet ‘쇼미더머니4’
‘쇼미더머니4’ / Mnet ‘쇼미더머니4’

#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수용해줘야 하나…‘씁쓸’

‘쇼미더머니4’의 가장 큰 논란은 최근 터진 송민호의 가사 문제다. 지난 10일 방송된 ‘쇼미더머니4’ 3회에서 위너 송민호는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래핑으로 물의를 빚었다. 방송 직후 각종 커뮤니티를 비롯해 SNS에서는 송민호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고, 특히 그중에서도 여성 시청자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가사 중 ‘딸내미’는 송민호를 좋아하는 여성을 뜻하는데, 제일 문제가 되는 부분인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는 산부인과 검진을 하는 모습을 가리켜 남성과 여성이 성관계하는 모습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건강을 위해 검진을 받으러 가는 곳인 ‘산부인과’를 비하한 셈이다. 산부인과, 그리고 대한민국 여성을 비하한 송민호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여론은 들끓었고, 산부인과 측에서도 즉각 반발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대한민국 산부인과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방영된 사실에 항의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에 송민호는 위너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짧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송민호는 “‘쇼미더머니’를 통해 논란이 된 가사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너무 후회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라며 “‘쇼미더머니’라는 쟁쟁한 래퍼들과의 경쟁 프로그램 안에서 그들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거 같습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방송에 나온 저의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며 “다시 한 번 저의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불쾌하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음악으로 빚어진 실수를 더 좋은 음악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고 사과했다. 그럼에도 대중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사과문에 있어서는 안 될 ‘변명’과 사과를 해야 하는 대상이 잘못 됐기 때문이다. 송민호는 ‘불쾌하셨을 모든 분들께’라는 말보다는 ‘불쾌하셨을 모든 여성분들께’라고 짚고 넘어 갔어야 했다.
위너 송민호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위너 송민호 / 톱스타뉴스 포토 뱅크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송민호와 YG엔터테인먼트, Mnet 측을 용서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4일 오전 엠넷과 YG엔터테인먼트, 송민호가 각각 사과 공문을 보냈다”며 “이들이 여러 경로로 사과 의사를 표시한 점, 사과 공문의 내용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고려해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성실한 노력을 하리라 믿고 이들의 사과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송민호의 가사에 성적 모욕을 당한 여성들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게 걸었던 믿음을 저버렸다. 본인들끼리만 공문을 주고받고, 정작 사과를 받아야 할 우리에게는 왜 아무 것도 없느냐는 반응이다.

사회풍자와 정치적 비판으로 가려운 곳을 속 시원하게 긁어주던 힙합은 이제 ‘사회적 약자’를 비판의 대상으로 혼동한다. 본래 힙합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진 가사는 공감 대신 모욕감을 자아낸다. 일각에서는 표현의 자유와 예술성을 존중해달라고 하지만, 그 자유에는 본인의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힙합 전문 웹진 리드머의 강일권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국으로 나가는 방송에서 여성비하 랩이 나오고 심사위원들은 ‘센스 있다’며 웃는다. 또 이를 20년 전 미국 래퍼들과 리스너들의 논리대로 ‘힙합이 원래 그렇다’고 옹호하고 있다”며 “현재 북미를 포함, 여성비하 가사들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트렌드를 살펴야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남성훈 평론가 역시 “유명 기획사의 래퍼이기에 더 논란이 되는 것은 억울한 부분이 아닌 당연한 사회의 반응”이라며 다른 래퍼들과 관련해서도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자 참가를 선택했으면, 최소한 문제가 될 만한 이전의 가사를 어떻게든 털어내고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자극적인 ‘악마의 편집’ 그 끝은 어딜까?

송민호의 가사 논란이 있었을 당시, 심사위원들의 반응도 화제가 된 바 있다. 방송된 화면에서는 모든 심사위원들이 그의 랩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었고, 시청자들은 그 반응을 놓고 지나치다는 지적을 했다. 하지만 무삭제판 영상에서는 심사위원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것을 이른바 ‘악마의 편집’이라고 부른다.

‘쇼미더머니4’의 심사위원 타블로는 라디오를 통해 “편집은 분명히 있다. 저때 내가 저 표정을 안 지었는데 다른 때 지은 표정이 다른 장면에 나온 경우도 있다. 길게 한 말인데 앞부분을 잘랐다. 근데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자른다. 예를 들어 질문을 한다. 바비가 지난해 우승했으니까 송민호에게 ‘그런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담될 것 같다. 사실 이겨도 결과적으로 비기게 되는 건데 자꾸 이기라고 하면 얼마나 부담스럽겠냐’고 말했다. 근데 앞뒤 다 자르고 중간만 나온다”고 증언한 바 있다.
허인창 / 허인창 인스타그램
허인창 / 허인창 인스타그램

이어 타블로는 “또 예를 들어 박재범이 파리가 지나가 저 쪽을 째려봤는데 션이 ‘힙합 나라가 팽창됐다’라는 멘트를 할 때 박재범의 그 표정이 나온다”고 덧붙여 Mnet 측이 재미를 위해 시공간을 초월하는 편집을 한다는 것을 추측케 했다. 실제로 참가자 허인창은 ‘악마의 편집’에 대한 허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지인을 통해 알게 됐는데…아…이건 저도 좀 속은 기분이네요. 음 제가 랩할 때 저는 대기실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방송을 보고 정말 다들 저런 표정을 하고 있었구나 했는데…후아…나 조차도 저때 내가 정말 형편없는 놈이었구나 하고 스스로 느끼게 만드는 장면이었는데…그런 줄도 모르고…참…제가 너무 순진했네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당시 방송에서는 허인창의 합격 장면에서 표정이 좋지 않은 다른 참가자들의 모습을 내보냈었다. 문제는 그 대기실 장소에 허인창 당사자가 있었다는 것. 한 마디로 허인창 무대를 허인창 본인이 보고 있었던 것이다.

‘쇼미더머니4’에 출전하는 아이돌 소식이 들려올 때 해당 팬들이 불안해했던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자신의 아이돌이 엠넷이 원하는 ‘악마의 편집’으로 행여 욕이라도 먹지는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팬들과 대중에게는 이미 유명한 엠넷의 편집은 아무리 재미를 추구한다지만 자극적인 것은 사실이다. 시청자들의 신뢰와 믿음을 깬 엠넷은 이제 그 선입견을 깨부숴야 하지 않을까.

# 중범죄 수준의 가사를 쓰는 ‘블랙넛’…‘퇴출은 언제?’

앞서 여성을 비하한 송민호와 비슷한 맥락이지만 블랙넛은 그 수준이 과하다. 송민호로 인해 재조명 받고 있는 ‘힙합 문화’는 블랙넛이라는 가수로부터 논란이 재점화 됐다고 볼 수 있다.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당초 블랙넛의 ‘쇼미더머니4’ 출연은 그다지 달갑지 않다. 그는 1차 예선전에서 바지를 내려 자신의 속옷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장면을 연출, 또 경쟁자인 여성 래퍼에게 사심을 드러내는 등 대중에게 수차례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그 이전에 블랙넛은 친구 엄마를 이용해 강간, 살인 등 패륜적인 내용으로 가사를 쓰거나 성행위를 직접적으로 가사에 표현하기도 했다. 이처럼 블랙넛의 ‘상식 이하’ 수준의 랩은 가치관조차 의심하게 만든다. 정신 건강을 걱정하는 대중들이 있을 정도로 저급한 랩이 즐비하다. ‘higher than e-sens’라는 곡에서는 윤미래를 성적으로 비하하기도 한다. ‘내 미래는 클 거야 엄청, JK 마누라 건 딱히, 내 미래에 비하면 아스팔트 위의 껌딱지, 니 노래를 듣고 있음, 복장이 터질 것 같아’의 가사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같은 래퍼 대선배인 타이거JK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인 윤미래를 성적으로 비하했으니 그의 정신이 걱정되는 건 당연하다.

블랙넛의 거친 가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졸업앨범’이라는 곡에서는 ‘어젯밤 엄마가 양파를 채 썰던 식칼을 내 허리춤에 꽂고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아주 가볍고 (중략) 배때지에 칼을 여러번 넣었다 빼 마치 네가 내 동창 xx에 넣었다 뺀 것보다 더 깊숙이 더 깊숙히’라는 가사로 살인 장면을 묘사했다. 이 가사에 드러난 직설적인 표현은 언어 폭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블랙넛 / Mnet ‘쇼미더머니4’
블랙넛 / Mnet ‘쇼미더머니4’

대중이 그의 출연을 반기지 않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블랙넛은 ‘쇼미더머니4’ 심사위원을 디스하기도 했다. 그는 “여긴 무한도전 ‘토토가’가 아니다”라며 지누션을 언급했고, 타블로에게는 “나는 왓비컴즈(타블로의 학력위조 파문을 제기한 네티즌)보다 피곤한 존재다”라고 가사를 읊었다. 또 “마치 절하는 척 손가락 욕 내민 산이”라는 가사로 산이를 도발했다. 특히 그는 무대를 마친 후 “그게 산이 형님한테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고 덧붙이는 등 눈길을 모았다. ‘디스’는 힙합 문화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 당사자가 블랙넛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중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청소년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 특성 상, 블랙넛의 하차를 원하는 대중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저 블랙넛을 ‘이슈메이커’ 혹은 ‘노이즈마케팅’쯤으로 여기는 제작진을 이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블랙넛의 음악을 알고도 프로그램에 출연시켰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래퍼로서는 천재일지 몰라도, 방송에 적합한 사람은 절대 아니다. 강간·살인을 얘기하는 래퍼가 방송에 나와서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쇼미더머니’에서 알려져야 할 인물도 아니다. 엠넷이 화제와 이슈를 끌어오는 블랙넛을 퇴출시키기 어렵겠지만, 퇴출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방송 초반부터 큰 부담감을 안고 있을 ‘쇼미더머니4’는 그만큼 잘해야 한다. 여성 비하 가사 논란, 악 마의 편집, 참가자 블랙넛 과거 논란, 영상 무단 도용 파장 등 논란의 불씨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 ‘쇼미더머니4’는 마니아 층이 향유할 수 있는 ‘힙합’이라는 음악의 매력을 조금 더 가깝게 대중에게 전해주길 바란다. ‘바람직 하지 않은 이슈’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것은 여기서 그만. 이제 오명을 벗을 때도 되지 않았나. 국내 유일한 ‘힙합 전문 프로그램’으로서 시청자와 뮤지션 모두가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건강한 ‘힙합 프로그램’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Tune Up!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외토픽